특성화고등학교에 가실 선생님께

특성화고등학교에 가실 선생님께

 

공고 담임, 실업계고 전문계고 교사 . 막연한 두려움과 압박에 어려워할 선생님들이 계신 것 같아...

짧은 경험이고 단편적인 이야기지만 저의 이야기를 써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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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서워 하지 마세요.

- 죄 앞에 서 있는 아이는 두려움이 큽니다(이미 많이 혼난 경험 등)

다만, 표현하는 데 서툴러 감정 조절이 되지 않거나 과하게 의기소침해질 수 있죠.

일단 등 한번 쓸어주면서 안심시켜주세요.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아주세요.

별별 강력계 사건들이 일어날 수 있지만(이건 특성화고 아이여서가 아니라, 인문계에서도 일어날 수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인생을 살아가며 "자신을 무조건 믿어주고, 무조건 사랑해주는 어른" 한 명이 있다는 것은 알게 해주세요.

부모님들도 어려워 하시지만, 선생님 부탁드립니다.

 

* 포기하지 말아 주세요.

- 한 명, 한 명, 이야기 들어보면 안타까운 아이들 참 많습니다.

마땅히 돌봄을 받아야 할 시기에 돌봄 받지 못해 배워야 할 시기를 놓쳤을 뿐,

선생님을 통해 배울 수 있잖아요. 포기하지 말아주세요.

실제로 어렸을 때 부모님 두 분다 돌아가시고 심한 우울증으로 중학교 까지 상담실만 다녔던 아이였고

학기 초에 두 자리 덧셈도 못했던 아이였지만 일 년동안 놀라운 속도로 성장한 것을 지켜본 적이 있어요.

 

* 원래 그런 아이 없어요.

- 특히 출결, 아이들의 범법(흡연 등) 등을 원래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지 말아주세요.

선생님께서 신경 써주시는 만큼 아이들이 조심하려고 합니다.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면 넘어갈 수록 아이들의 범법의 범위는 더욱 넓어집니다.

눈 감아 주는 것이 아이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잘 못된 것을 그 자리에서 지적해주는 것(그것이 아이 혹은 학부모와 분쟁의 빌미가 될지라도)은 어른의 도리입니다.

예) 수업 중 도망간 학생을 묵인할 경우 더 많은 아이들이 사라질 수 있어요.

예) 화장실에서 담배 핀 것을 묵인할 경우 교실에서도 담배 핍니다.

 

* 믿어주세요.

그냥 믿어주세요.

지는 것 같아 보이지만, 지는 것이 이기는 것입니다.

눈에 보이지만, 그래도 믿어주세요.

정 마음이 불편하시다면 일 주일 정도 지난 후에 한 마디 해주세요.

"지난번 000가 000라고 했던 것, 다른 사람들은 다 아니라고 하지만 선생님은 무조건 믿었다"

 

* 출결에 신경써주세요.

아이들 나중에 취업할 때 평가받는 유일한 기준이 출결입니다.

재취업할 때도 생활기록부 떼가는 경우도 많아요.

지각을 했는데 그것을 묵인해달라는 말이 아니라,

지각을 했을 때 그것을 크게 여겨 주세요.

묵인을 한 만큼 아이들의 범법의 범위도 넓어지지만

선생님이 크게 여겨 주시는 만큼 아이들도 조심하게 됩니다(아까 한 이야기 또 하고 또하고 ;;;;;)

하지만 정말 중요합니다

 

* 아이들의 가능성을 높이 사주세요.

바보 빅터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교사의 영향력은 크고 색안경의 효과는 생각보다 높습니다.

높은 가능성의 색안경을 끼고 아이들을 바라봐 주세요.

수업을 열심히 해주세요.

국영수 싫어서 학교 왔다는 아이들도 있지만,

그곳에 가서 재도약 하기로 결심한 아이들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최선을 다해 수업해 주시면 생각 이상의 보람을 선물 받게 될 것입니다.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오롯이 선생님의 가르침에 의해 성장할 아이들입니다.

초등학생 가르친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자세히, 반복적으로 가르쳐 주신다면

잘 따라올 겁니다.

 

 

아이들의 특성에 따라 힘들 수도 있지만,

선생님의 선생님됨은 쉽게 흔들리지 않게 선생님 스스로를 믿는 믿음이 흔들리지 않게.

 

아이들 만큼이나 선생님도 소중하니깐요. !

 

선생님을 만나게 될 아이들은 축복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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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의외로 많이 달렸다.

 

 

 

 

두고두고 기억해야겠다.

 

우리 특성화고에서 행복할 아이들과 선생님을 기대하며 :)